기획 · 특집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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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갬성'으로 이끄는 소통 시정[시사픽] 1년전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는 기적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시정 8년, 갑과 을로 나눠진 국회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시의회는 18명의 시의원 중 국민의힘 소속의원은 단 1명. 그마저도 비례 출신이다. 민주당은 세종시가 출범한 이후 모든 선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4년전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싹쓸이였다. 2년후 펼쳐진 총선 역시 마찬가지. 지방선거 직전의 대통령 선거에서 격차는 비록 7.8%로 줄었지만 야당 대선후보의 승리였다. 지난 대선에서 충청권은 천안서북, 청주청원, 아산과 진천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보수가 승리했지만 세종시는 요지부동이었다. 어찌보면 계란으로 바위치는 싸움에서 단기필마로 나선 최민호 후보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저력을 보였다. 조직, 자금, 경험, 현직 프리미엄 등 모든 면에서 밀렸던 ‘다윗’ 최민호가 골리앗 전직시장을 상대한 무기는 다름 아닌 갬성으로 무장한 진정성이었다. 최 후보는 선거기간 중 색소폰 연주로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과거 보수후보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어우러지는 그를 시민들은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결코 민주당과 정면대결을 하지 않았다. 세를 과시하는 상대방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철저하게 발로 뛰며 바닥을 다졌다. 그리고 외곽으로부터 중심을 향해 서서히 다가섰다. 시민들의 하소연을 머리보다 가슴으로 느끼며 자신이 세종시와 세종시민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숙지했다. 마침내 그는 세종시가 출범한 이래 최초로 보수출신 시장으로 당선됐다. 비록 기지개를 켜긴 했지만 갈 길은 멀었다. 하지만 그는 후보시절 발품을 팔며 만났던 이들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오랜 시간 관료생활을 한 행정가이지만 정치인으로서 경험도 적지 않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기초를 다질 때 그는 행정자치부 자치분권추진기획단장으로 지방자치를 연구하고 실무를 직접 지휘했다. 세종시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새로 만들어질 행정수도의 밑그림을 그렸다. 비록 여러 차례 도전이 시행착오와 시기가 맞지 않아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꿈을 펼칠 시기가 도래했다. 그가 시장으로 취임하고 1년이 됐다. 그가 조바심을 내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세종시를 위한 로드맵을 차례차례 시행하고 있다. 그는 전직 시장이 미처 마무리하지 않은 사업을 비롯 지속가능한 사업들을 계속 추진함으로써 시의 추동력 낭비를 최소화하며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먼저 세종시의 체질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세종시 속의 행복도시와 행복도시 밖의 세종시를 하나로 묶으려 힘을 쓰고 있다. 행복도시에 대한 개발을 정부가 주도하는 동안 행복도시 이외의 지역에 행정력을 집중해 두 지역의 문화적 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 신규 입주민과 원주민 문화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문화 지향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세종시의 정체성을 찾아 창조, 개척, 절의로 대변되는 시의 상징성을 시민정신이자 문화운동으로 지향하려하고 있다. 세종대왕과 시대를 같이했던 인물들인 김종서 장군과 사육신 성삼문이 상징하는 정신과 사상 그리고 그들의 행적을 연구해 세종시의 정체성과 접목시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지역민과의 대화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시장후보 시절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약속이자 초심을 잊지 않으려는 그의 의지다.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주민들과 함께하는 ‘1박2일’이 그것이다.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바람을 시정에 반영하고 시의 시책을 시장이 직접 설명하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마을의 특성을 살린 개발을 지원하고 발전 방향을 새로운 시책에 반영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최 시장의 행보는 마을에서 마을, 점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외곽지역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고 이를 공간화 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이나 역사적 유물과 유적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세종시의 현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이를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변모시키려 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스쳐가는 관광산업 문제점을 개선해 단순 자연이나 풍광 관람 혹은 역사문화재 관람 형식에서 벗어나 체험 및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시행된 ‘낙화놀이’가 있다. 영평사와 부강면 등곡리 마을에서 시행하던 낙화놀이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지는 전통놀이로 향후 세종의 전통축제로 성장이 기대된다. 또 세종대왕의 치료에 도움을 줬다고 전해지는 ‘전의초수’ 역시 역사성을 조명해 역사와 힐링의 공간으로 조성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를 통한 소비 촉진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근본적인 관광화 전략 수립을 통해 세종시를 미래형 관광도시로 조성코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한 그의 발걸음이 다다를 곳이 ‘정원도시 세종’이다. ‘가볼만한 도시 세종’, 도시와 숲이 어우러진 도심, 강과 습지 그리고 도시가 만나는 문명과 자연의 조화,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국제정원박람회를 계획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중앙 정부와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행보에 여야가 따로 없다. 세종시를 위한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고 도움을 청했다. 그의 가장 큰 관심은 현안인 지방법원, 행정법원,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집무실 유치다. 또 최근에는 ‘행정수도’의 헌법 삽입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1440분, 아니 8만6400초로 나눠 쓰며 1분 1초라도 시와 시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고심하는 그는 이제 새로운 세종시를 위해 힘찬 보폭을 내딛고 있다. 한편 최민호시장은 얼마 전 이춘희 전시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이 시장과 같이 일했던 실‧국장들 모두와 함께 전주로 가서 조문을 했다. 이것이 그의 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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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진짜로 온겨, 우리 시장[시사픽]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출발해 금강기슭을 지나 칠흑같은 어둠속에 찾은 마을. 그곳은 최민호 세종시장이 민생탐방의 첫 출발지인 부강면 등곡3리다. 이 마을은 1970년대 충광농원이 들어서며 한센인들이 집단으로 정착한 곳이기도 하다. 어둠에 묻혀 있지만 등곡이란 마을 이름처럼 등짐을 지고 가자면 등골리 휠 정도로 힘들다고 하지만 그리 산세가 험해 보이지는 않는 곳이다. 동쪽으로 노고봉과 뒤편의 화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나지막한 구릉과 금강을 낀 들판이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 존들(좋은들)처럼 전형적인 우리네 농촌이다. 최 시장은 등곡3리에서 1시간 가량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뒤 고개 넘어 숙박 예정지인 등곡1리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적인 최민호 세종시장의 현장소통 프로젝트인 ‘시장과 함께하는 1박2일’ 첫 일정이 시작된 셈이다. 최 시장은 "후보시절 ‘옛날 우리동네 마을회관에서 이야기 들어주고 자고 간 그때 그 양반이다’라며 알아 봐 준 어르신들이 고맙고 뜻깊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뜻밖의 손님을 대하는 마을 어르신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의 말처럼 마을회관에 모인 동네 주민들은 "진짜 오네 그랴, 설마했는디”라는 말로 시장의 방문이 반갑기도 하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역했다. 한 마을 어르신은 ‘시장님이 온다고 했지만 진짜 와서 주무시고 가신다고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 어르신은 "이웃 동네 경로당을 찾아온 시장이 하루 종일 이야기 한 것은 물론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 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설마 우리 마을에도 오실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등곡1리 동네 어귀에서부터 신기한 불꽃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낙화라고 불리는 불꽃으로 언제부터인지 이곳 등곡1리에서 행해지는 민속놀이라고 한다. 예전에 본적이 있는 경남 함안 낙화놀이의 축소판 같았다. 등곡1리에 도착한 최 시장은 "2012년도 시장 후보시절 이불을 싸들고 동네를 찾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마을회관에서 잤다”며 "그 때 주민들과 만남이 뜻깊었고 의미가 있어 초심으로 시장이 되면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제야 지킨다”고 말했다. ‘아마 좀 더 일찍 시장이 되었다면 마을 주민들과 벌써 마주쳤을 것이고 그러면 마을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최 시장이 도착하길 기다리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마을 주민들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주민들의 환대속에 마을회관에 자리한 최 시장은 도착하며 본 낙화이야기로 주민들과 대화의 문을 열었다. 낙화에 대한 최 시장의 관심과 지식은 놀라울 정도였다. 고려시대(?)부터 불교의 연등과 관련되어 전래된 이 놀이는 조선시대에는 높은 관직을 가진 사람들의 고급스런 유희였다. 오늘날 큰 행사의 개폐회식에 등장하는 불꽃놀이처럼. 이야기가 발전되어 낙화놀이를 세종의 고유 민속놀이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오가며 본격적인 마을 주민들의 민원을 비롯한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주민들의 민원속에 최 시장의 고충과 당부도 이어졌다. ‘정원도시 세종’을 만들기 위한 최 시장과 세종시의 노력에 주민들도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하는 최 시장과 일행들을 뒤로 하고 나서는 등곡리의 차가운 밤공기가 마냥 차갑지만 않게 느껴지는 그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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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종시 훈훈한 세밑 “공양 먼저 하세요”[시사픽] 2023년 계묘년을 맞는 첫날 세종시 연서면 소재 보림사에서는 세종에서는 처음으로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렸다. 세종에서 첫 제야의 종 타종이라는 기대감에 행사 6시간여 앞서 보림사를 향했다. 사찰에서의 행사라는 기대도 한몫했다.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했다. 보림사는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 포근하니 들어앉은 도량이었다. 사찰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만난 이가 "공양 안하셨으면 공양부터 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보편적으로 "어디서(어떻게) 오셨어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건네는 첫 인사말인 것으로만 여겼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찰이라는 도량을 접한 경험도 크지 않은 탓이기도 하려니와 저녁시간이려니 생각하며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마당에는 손님 맞을 준비로 바쁜 걸음들이 오가고 있었다, 무대 준비를 위한 걸음, 추위를 녹여 줄 난로불 점검에 따끈한 커피물 준비, 안전한 행사를 위한 동선 준비, 일일이 시민들이 자리할 의자를 닦는 등등으로 각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너나없이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이는 없고 "공양 하세요”라고 한다. 공양간 문을 열고 깔끔하고 널찍한 방에 들어섰지만 상이 차려져 있거나 식사 중인 사람은 없었다. "밥 먹을 수 있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네, 드세요”라고 한다. 잘 지어진 찰진 밥과 뜨끈한 미역국이 차려졌다. 동치미에 총각김치, 무생채·시금치무침, 된장 등 맛깔나고 정갈한 음식들이 놓였다. 단 숨에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먹었다. 설거지마저 끝낸 시간에 밥을 찾는 나그네가 반가울리 없을 것이건만 오히려 얼마 남지 않은 반찬에 미안해하며 편히 식사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밥을 먹다가 문뜩 주방 싱크대에 붙여놓은 메모지가 눈에 들어왔다. 고구마는 몇 시에 찌고, 어묵국은 몇 시에 안치고, 육수는 몇 시에 준비하고 커피물은 어떻게, 찐빵은, 가래떡은... 등등. 넉넉한 나눔을 위한 일정이었다. "준비하시느라 힘 드시죠? 어디서 왔냐고 묻기 전에 공양부터 하세요라고 하더라. 놀랐다”라고 했더니 "절집은 공양이 후하지요. 동짓날에도 팥죽을 쑤어서 나눴어요, 이번 행사에 일주일은 준비한 것 같아요”라며 더 먹을 것을 권한다. 타종 행사후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떡국을 권하며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는 넉넉함이 묻어난다. 계묘년은 훈훈한 세종시에서 느끼는 인정 덕에 복과 행운이 넘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