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안에 이런 큰 세상이 있는지 이제라도 알았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겨요.”충청남도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에서 운영한 ‘2024년 충남 정보문해 교육’에 참여한 두 어르신 학습자의 밝은 얼굴에서 교육에 대한 소회가 드러났다.
오명환 씨와 김영환 씨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스마트폰 교육에 참여했다.
충남 정보문해 교육은 사전 신청을 한 교육장으로 찾아가는 디지털 매체 활용 교육으로 이번 교육에 참여한 16개 기관 중 하나인 보령노인종합복지관의 두 학습자는 5개월간의 교육 후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크게 향상되어 주변에 놀라움을 줬다.
올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오명환 씨는 혼자 힘으로 항공권과 숙소를 예매할 수 있게 됐다며 해당 교육이 실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줬음을 강조했다.
“교통편 예약은 이제 쉬워요. 서울에도 자주 다니는데 전에는 돌아오는 기차가 매진되면 다른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하나 자녀들 집에서 자고 다음날 가야하나 발만 동동 굴렀었죠. 근데 이제는 기차 어플로 좌석이 남은 다른 역을 검색해 찾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편리해졌어요.”오 씨는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내년엔 해외여행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앞으로는 구글 지도 어플로 네비게이션 보는 법을 익히려고요. 번역기를 쓰면 언어에도 큰 문제가 없을 거 같아 일단 부딪혀보자 결심했어요. 스마트폰은 거의 작은 컴퓨터나 다름없어요.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아져 즐거워요.”또 다른 학습자인 김영환 씨는 농부로서도 스마트폰 배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농사를 짓고 있어서 날씨예보 검색해보는 게 큰 도움이 돼요. 우리 마을에 당장 다음주 날씨를 몰라 농사 일정을 잘못 잡고 있는 할머니가 있으면 내가 알려주지요. 그럼 엄청 고마워해요. 이제는 모르는 것만 있으면 사람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온다니까요. 뿌듯하죠.” MZ세대 손주들과도 메신저로 편하게 소통해 더욱 가까워져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교육 듣기 전에는 전화 걸고 받는 것 밖에 할 줄 몰랐어요. 지금은 중·고등학생 손주들에게 전화 대신 문자를 하니까 아이들도 좋아하고 인터넷뱅킹으로 용돈을 보내주면 놀라워해요. 이렇게 유용한 걸 재미있게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노인 대상 스마트폰 교육의 효과성을 두고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서도 “자녀들에게만 부모의 디지털 교육 의무를 지울 순 없는 것”이라며 “나이 든 사람들은 경험한 문화 수준이 낮기 때문에 기관에서 운영하는 이런 교육은 노인들의 수준을 올리고 자신감도 생기게 할 수 있는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정보문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남 정보문해 교육은 진흥원이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아날로그 세대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부터 4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600명 이상의 충남도민에게 제공했다.
진흥원 황환택 원장은 “힘든 시대를 겪으며 충분한 교육 혜택을 누리지 못한 고령자를 위해 기초 문해교육과 함께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