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지리한 장마로 잔뜩 습기 머금은 날씨인 7월 12일 오후 1시를 넘어서는 시각.
하지만 천안시 다가동 유림회관 3층에서 실시되는 유교 아카데미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의 태도는 진지하기만 하다.
점심식사 후 시작된 강좌는 아카데미 시작 후 두 번째 교양강좌로 ‘일월오봉도 한지공예 전통문화체험’이다.
이날 학생들은 변영주 한국전통문화예절원 원장의 '종이의 역사와 한지의 발달'과 관련된 강의를 듣고 지장공예 계승과정의 박정희 강사로부터 전통한지를 이용한 공예실습을 했다.
이날의 실습은 마분지와 한지 그리고 풀을 사용해 일월오봉도가 그려진 육각필통을 만드는 것.
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손에 풀을 묻혀가며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작품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가끔은 손을 들어 변 원장과 박정희 강사에게 질문과 함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수업은 열띤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 학생들은 이쁜 작품을 만들어 손자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마련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잘 만들어야 했고 수업은 진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사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거꾸로 붙이기도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 유교아카데미에 참여한 학생들은 지난 5일 강좌가 시작되면서 전통혼례에 과한 수업을 들었다.
이미 50여년전 꽃가마타고 시집을 갔던 생각에 ‘그래, 그때는 그랬지’ 라며 옛 추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벌써 초로의 나이를 넘어 선 학생들 대부분은 이미 10여년전 직장을 은퇴한 어르신들이다.
2023년 유교문화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성균관과 천안향교가 주관하는 유교 아카데미 강좌는 지난 5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일주일에 한번, 오전엔 전문강좌 2시간, 오후엔 교양강좌 2시간씩 오는 9월 20일까지 12주간 진행된다.
첫날 전문강좌는 충남대 김세정 교수가 ‘돌봄과 배려의 공자유학’을 주제로 시작되어 유교의 기본 가르침은 물론 현대에 적용되는 유교문화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전문강좌는 12주간 천안출신 담헌 홍대용의 공생 생태주의, 난중일기를 통해 본 이순신의 충효정신, 유학의 인문 정신과 미래비전, 대학과 중용을 통한 자아실현, 공자와 논어를 통한 사람의 길 등 강의를 실시한다.
교양강좌는 전통혼례에 대한 방식과 결혼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앞으로 실습과 강의를 통해 전래놀이와 세시풍속, 종묘 제사를 통해 살펴보는 제사제도, 출생의례와 작명, 그리움과 감사의 표현인 제례 등을 알아본다.
강의를 듣는 한 수강생은 "코로나로 한동안 중단됐던 유교아카데미를 다시 듣게 되어 반갑다” 며 "전문강좌가 좀 어렵기는 하지만 과거에 머물던 유학을 현대적으로 조명해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이번에 처음 유교 아카데미에 참여했는데 주제도 다양하고 실습을 통해 쉽게 우리의 전통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라며 "보다 많은 전통문화 강좌가 실시되고 젊은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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