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최민호 세종시장이 1일 밝힌 행정수도의 헌법명문화 개헌 제안과 관련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국회의 양원제나 이원집정부제 제안은 서울과 세종시가 갖는 공간적 제한을 뛰어넘는 정치성이 짙은 발언이라는 평가다.
서울과 세종이라는 공간의 벽을 뛰어 넘을 제도로 양원제 도입을 주장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단순히 공간적 차이를 뛰어 넘어 대한민국의 정치 제도 근간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이날 언급한 이원집정부제 역시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내각책임제로 정체를 바꿔야 가능한 제도다.
책임총리를 기반으로 하는 국회 중심의 내각제에 대통령의 상징성을 포함한 이원집정부제 역시 상당한 정치적 검토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처럼 정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정치적 개혁에 대한 제안을 당선된 지 1년이 되는 자치단체장이 했다는 점에서 발언의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최 시장측은 이 같은 발언이 평소의 소신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지만 국가균형발전이란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해 그보다 훨씬 민감한 정치적 변화를 밝혀 자칫 본말이 전도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최 시장이 제안한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대통령의 역할이 외교와 국방, 그리고 경제에 머문다고 가정하면 굳이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세종에 설치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
행정수도로서 세종을 헌법에 명시함으로서 헌법적 가치를 인정받는 노력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헌법에 명시된 행정수도’와는 별개의 정치적 변혁에 대한 제안은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행정수도 세종’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 어젠다의 실현이자 여야가 합의한 국가사업으로 협치의 결정체였다.
비록 헌재의 ‘관습에 따른 수도’ 판결로 위상과 기능이 크게 축소된 세종이지만 국가균형발전의 아이콘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세종시의 헌법적 지위를 바로 잡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양원제나 이원집정부제 같은 정치제도의 개혁을 전제로 한 세종시의 제 기능 찾기는 소모적인 개헌 논란을 야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의 세종 설치가 오히려 정체 변화를 전제로 한 개헌 논의에 의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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