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올해 2024년은 천간으로는 갑(甲)이고 지지로는 진(辰)으로 갑의 색상인 푸름과 용이 만나 청룡의 해라고 하며 주역에서는 44괘인 천풍구(天風姤)에 해당한다. 이는 하늘아래 바람이 우연히 만나는 괘이다.
하나의 음이 다섯 개의 양을 받치고 있는 형국으로 아름답지 못하다. 하늘을 이고 바람이 부니 흩어졌던 구름이 모이는 형국으로 작금의 정치현실과 닮아 있다.
즉 올해는 이합집산(離合集散)과 합종연횡(合從連橫)이 빈번하고 하늘(乾天)아래 바람(巽風)이 부는 구(姤)괘는 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상이다.
올 하반기는 천풍구의 변괘로 상괘의 수 1이고 하괘의 수가 5이니 이를 합해 육효로 나누면 0이니 상효(上爻)는 동효(動爻)가 된다.
이에 따라 상효인 건효의 양이 음으로 변하니 외괘가 건천에서 태택(兌澤)이 변하게 되고 내괘는 손풍이니 즉 천풍구 괘가 택풍대과(澤風大過) 괘로 바뀜을 뜻한다.
택풍대과괘는 주역 28번괘이다. 이는 음효인 상효와 초효 사이에 4개의 양효가 있으니 지나치게 강하다는 뜻이다. 즉 과유불급(過猶不及)이지만 앞날을 대비하면 크게 길한 괘이다.
대과괘와 관련 송나라의 6현 가운데 한분인 소옹(邵雍 1011~1977 호는 康節)선생의 ‘활아구대손(活我九代孫)’ 이야기가 알려져 있다.
소강절 선생이 당시로서는 많이 늦은 30이 되어서야 결혼을 했는데 첫날밤을 맞아 점을 치니 다행히 아들이 들어선다고 나왔다. 심심하던 차에 자손들에 대해 계속 점을 치니 9대에 가서 역적의 누명을 쓰고 대가 끊기게 될 점괘가 나왔다.
이에 소강절은 유품을 만들어 큰며느리에게 주며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열어보고 그렇지 않으면 후대에 이를 잇게 하라’고 유언했다.
300년후 소강절 후손이 9대에 이르렀을 때 후손의 학식이 뛰어나 세자의 스승이 되었는데 세자가 이 후손의 집에 들렀다가 가는 길에 자객의 칼에 찔려 죽었다.
나라에서는 후손을 역모로 몰아 치죄하였다. 이에 집안사람이 조사관인 형부상서에게 찾아가 만나주길 간청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이에 후손은 만나 주지 않아도 되니 유품만은 받아달라고 사정했다.
형부상서가 유품을 펼치니 ‘예를 갖추고 보라’고 씌여 있어 마당으로 내려와 정좌하고 유품을 풀어보는 순간 대청이 무너져 내렸다.
유품에는 구여압량사 활아구대손(求汝壓梁死 活我九代孫, 대들보 깔려 죽을 것을 구했으니 내 9대손을 살려주시오)이라고 씌여 있었다.
형부상서는 사건을 재조사해서 후손의 무고를 밝혀냈다고 한다.
이처럼 대과괘는 움직여야 한다.
갑진년은 초기에 변화가 무쌍하고 후반기에는 지나침이 있으나 부지런히 움직이면 길함이 있으니 변화를 두려워 말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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