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최민호 세종시장이 송년기자회견에서 내년도 각오를 변즉생, 불변즉사(變則生, 不變則死)라고 밝혔다.
변화를 하면 살고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이다.
말은 쉽게 던질 수 있을는지 몰라도 실로 어려운 말이다. 최 시장의 신년 각오가 12척의 배로 300여척의 적 대함대를 맞아 출정하는 이순신 장군의 살고자하면 죽고 죽고자하면 산다(必生則死, 死則必生)는 말과 맥을 같이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최 시장은 변즉화(變則化), 흔히 변화를 말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중용 23장에 나오는 말로 공자의 손자인 자사께서 하신 말이다.
중용 23장은 범인이 성인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일깨우는 장이다.
기차는 치곡이요, 곡능유성이라(其次致曲 曲能有誠) 여기서 기는 중용 22장을 말하고 22장에는 성인의 도가 씌여져 있으며 그 다음 23장은 범인이 성인에 이르는 방법을 말함이다.
즉 세상은 수많은 곡(曲)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이들 곡을 모두 채우면 능히 성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다.
좀 풀어서 말하자면 흔히 세상 이치의 시작을 사단이라고 하는데 이들 사단의 하나 하나를 채워 나가 마침내 모두를 채우면 능히 성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에 이르면 형(形)이 나타나고 형은 또 드러나며(著) 이후 밝아지고(明) 다음엔 움직인다(動). 움직임이 일어나면 변함이 생기고(變) 변함이 생긴 이후 새롭게 탄생한다(化)
이를 성즉형(誠則形), 형즉저(形則著), 저즉명(著則明), 명즉동(明則動), 동즉변(動則變), 변즉화(變則化)라하고 유천하지성하면 위능화(唯天下至誠 爲能化)에 이를 수 있다.
오직 성에 이르러서야 변화를 능히 이룰 수 있다고 하였다.
새해를 맞아 누구나 혁신과 변화를 말한다. 그러나 변화는 노력과 희생이 없이는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다. 화(化) 글자를 들여다 보면 산 것(人)과 죽은 것(匕) 공존하는 경지다.
얼음이 물이 되고 다시 기화하여 수증기가 됐다면 과학을 알기 전 수증기의 전신이 얼음이라는 사실을 어찌 알 수 있을까? 그처럼 변해서 새로움으로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게 변화요 혁신이다.
최 시장이 말한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은 곧 세상의 진리를 알고자 하나 노력하지 않으면 그 결과물을 볼 수 조차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뼈를 깎는 각오로 노력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가길 바란다.
세종시가 곡능유성(曲能有誠)을 통해 변즉화(變則化)해서 수도다운 수도로 가는 길을 열어 가도록.
세상보기를 다시 연재하며
20여년전 세창이라는 책을 내고 2008년 이후 세상보기 연재를 그만두었는데 이제 지난 경험을 토대로 다시금 세상을 보려 합니다. 독자 제현의 많은 성원과 질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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