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꽃피는 기부 문화
최민호 시장의 월요편지 #21
[시사픽]
"감사로 꽃피는 기부 문화"- 선한 일이 불러 일으키는 훈훈한 나비효과중화권 최고의 쿵푸 배우인 성룡은기부를 평생에 걸쳐 실천한 사람으로알려져 있습니다.그가 돈에 대해 깨달은 바는 한마디로'신외지물(身外之物)'.'돈은 본래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즉,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던 것처럼죽을 때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다(生不帶來 死不帶去)는생각"을 일생에 걸쳐 실천한 것이지요.우한 폐렴 치료제 개발에1,00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한 빌게이츠나,미국 정부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건립에1830년 당시 50만 불의 막대한 유산을 기부한영국의 과학자 스미스슨(James Smithson).한때 이들에게서 무한한 존경심을 느끼면서도'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분들이 많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최근에 들어서는 우리 주변에의외로 기부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우리 세종시에도소리없이 기부하고 계시는 분들을 뵙고는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되려 마음 한 켠에서는우리의 기부 문화가 약한 것이 아니라,'기부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문화가약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기부의 이유를 여쭈어 보면"제가 좋아서 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지만,기부가 어떻게 쉬운 일이겠으며돈을 쌓아 놓아 여유가 있어기부를 하시는 분들이 어디 있겠습니까.다 마음의 문제인데, 그 분들에게우리가 진심으로 감사하는 일에 인색하다 싶었습니다.돈이 많으면 당연히 기부하는 것이다.안하는게 이상하다는 시각도 있어서제가 깜짝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우리 사회가 기부자들에게진심으로 감사하고, 찬탄의 박수를 보낸다면기부는 더욱 왕성해질 것인데요.작년, 제가 막 취임을 했을 때'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고액기부자클럽)'의회원은 총 스물 두 분이었습니다.17개 시도의 인구비례로 보더라도굉장히 적은 수이지만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시청으로 모셨습니다.구내식당 한 켠을 개조해 귀빈식당을 만들고정성을 기울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께저녁을 따뜻하게 모셨습니다.최고급 식당처럼은 못해 드려도엘리베이터에서 식당까지 레드카펫을 깔고입구에는 그 분들의 사진을 걸어두었습니다.마음만큼은 정말 귀빈답게 모셨습니다.그 중 한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내가 기부를 해왔지만,이렇게 따뜻한 인사를 받는 건 처음이다.세종시청에 와 보는 것도 처음이다."저는 그 자리에서 어떻게 감사하는 마음을표현할지 몰라 색소폰 연주를 한 곡 올렸습니다.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요.한 분이 갑자기 손을 드시고는"일 억원 더 기부하겠습니다. 색소폰 한 곡이 일억입니다!"전 그저 색소폰 두어곡을 거들었을 뿐인데2억 원의 기부를 약속 받았습니다.그렇게 지난해 상반기스물 두 분이던 아너소사이어티 멤버가지금은 스물 여섯 분,연말까지는 약 마흔 분이 기부하겠다는약속을 했다고 합니다.1억 원이상 법인 고액기부 클럽인 '나눔명문기업인"에게도똑같은 예우를 해드렸습니다.취임 당시 5개소('22.1월)였던 것이현재는 무려 11호 기업까지 선정되었습니다('23년 6월 기준, 제11호 등재).이런 기쁜 일들이우리 세종시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뭘까요.어떻게 기부할지도 모르고또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서 망설였던 마음들이,기부를 감사하고 예우하는 문화 속에서조금씩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지요.기부와 감사의 선순환.이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 아닌가요.기부자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기부의 혜택을 받은 시민들이 다시 환원하는 과정.이 과정들이 반복되고 선순환을 일으킬 때우리 시는 그야말로 미래전략'수도'라 할 만하다고 누구나 인정할 도시로 성장하는 것입니다.우리 직원들도 기부문화 확산에함께해 주시겠나요.재능기부도 좋고 자원봉사,또는 기부에 감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일을 통해서 말입니다.여러분들의 선한 활동 하나하나가시민들에게 환원되고다시 우리 시로 돌아오게 될 것이니까요.고마워요.직원 여러분~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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