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세종특별자치시... 그 이름처럼 특별한 운명과 책무를 안고 태어난 도시는 없습니다.
1977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임시행정수도'이라는 신도시 계획을 발표합니다. 이른바 '백지계획'이라 불리는 계획입니다.
'백지계획'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세계적인 최신 도시를 백지 위에 그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임시행정수도’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피하여 통일시까지의 수도를 건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임시행정수도의 위치는 놀랍게도 지금의 세종시와 거의 일치합니다.
1979년 박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이 계획은 중단되고 말았지만, 2002년 16대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은 '신행정수도'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신도시 건설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건설의 위헌판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기업도시 수정안 논란 등으로 국가를 뒤흔드는 혼란과 우여곡절 끝에 ‘신행정수도’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성격으로 바뀌어 2012년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하였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입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역대 대통령들이 직접 구상하여 건설되었고 그 이름은 역사상 최고의 대왕 ‘세종’으로 지어졌습니다. 그 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이전한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말하자면 왕들의 도시인 셈입니다.
초대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안제 교수는 세종시 건설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도시는 주택 부족과 같은 모도시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된다. 그러나 세종시는 이런 신도시와 본원적으로 다른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출생했다. 즉, 역사적으로 오래도록 누적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라는 민족적 천명을 받고 태어났다".
그렇다면 지난 10월 6일, 각고의 노력 끝에 국회 세종의사당의 건립이 확정된 것은 세종시의 특별한 탄생 목적에 한 걸음 다가간 운명적 귀결이라 할 것입니다.
11월 13일,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청권이 명실상부한 제2의 수도권으로 자리매김하는 선언을 충청권의 4개 시도지사가 선언했습니다. 가칭 ‘충청연합’입니다.
전체 국토의 12% 가량 되는 면적에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서울 경기 등의 수도권 집중은 이제 더 이상 진전되어서는 안 될 재난 수준의 심각한 현상입니다. 이것은 저출산, 지역소멸을 부추길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수도권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누적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라는 민족적 천명’이란 바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여 어디서든 잘사는 지방시대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일진대, 우리는 그 천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종시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입법과 행정이 세종시에서 국정을 아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지방인구 소멸이라는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충청권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켜야 합니다.
우리의 역사적 사명은 자명합니다. 헌법을 개정하여 세종시의 수도로서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일, 여의도의 국회와 세종의 국회가 세계 10위권의 강국인 대한민국의 국정을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분담 운영하는 체제의 혁신, 제2의 수도권으로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으로 온전한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인간들이 예측하고 계산하는 방식과 속도로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한들, 변하지 않는 가치와 원칙은 존재합니다.
수많은 대통령의 노력과 지역민들의 헌신 위에 추진되어 온 세종시의 최초이자 최후의 목표, 그것은 수도 세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