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은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어느 해나 새해를 맞는 마음이 새롭기는 매한가지이지만, 2024년은 국가 중대사가 산적한 해입니다.
올해를 어느 해보다 어느 해보다 더 의미 있는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마음이 더욱 부풀어 오릅니다.
5천 년 역사에 지금 같이 부강하고 풍요로운 시대가 있었을까?
우리 세대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가를 창조했습니다. 세계 최빈국이었던 나라를 국방, 경제, 문화 분야 등 각 분야에서 전 세계 10위권 국가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K-컬처의 세계적 붐을 타고 한국의 말과 글을 배우는 인구수는 전 세계 언어 중 7번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기적처럼 세계사의 판도를 좌우할 힘을 가진 선진국으로 성장시킨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DNA 속에는 아직도 후진국, 개발도상국, 주변 국가라는 "빈곤의 추억"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협조와 격려보다는 비난과 질책이 더 지성적이라는 비틀린 곡해, 나만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자폐적 편협성, 빼앗지 않으면 빼앗긴다는 강박적 피해의식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식민지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저는 문득 소스라치게 놀라곤 합니다.
유사 이래 최고의 풍요를 누리면서도 불행하다는 자기부정 속에 갇혀있는 우리는 더 이상 후진국 국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청룡이 승천한다는 새해에는 장대한 국격에 걸맞은 마음가짐으로 국가구조를 일대 변모시키는 해를 만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마음가짐 하나. 세계를 경영한다는 마음.
세계는 지금 새로운 질서를 창조할 글로벌 리더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의 행동과 지향점이 세계의 표준을 바꾼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간 유효했던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전략은 바야흐로 그 수명을 다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세계 시장을 이끄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합니다. 지역과 지엽에 사로잡혀, 세계를 경영하는 글로벌 비전에 눈을 감거나 무지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마음가짐 둘. 미래를 경영한다는 포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거나 붙잡히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이 선진국의 길이건만 시효가 도과된 과거의 이념과 사고와 관행에 속박되어 뒷걸음쳐서는 안되겠습니다.
과감히 혁신해 갑시다. 마차가 다니던 길로 고속버스를 운행할 수는 없습니다. 구조와 구도, 규제와 제도를 혁신하여 미래를 향한 도전과 실패의 도어를 주저 없이 두드립시다. 위대하다는 것은 오해받는 것입니다(To be great is to be misunderstood).
마음가짐 셋. 문화를 경영한다는 시야
K-컬처와 한국어의 영향력은 온 세계로 뻗어나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지도자들은 늘 자국의 문화를 내세웠고 그것이 곧 그 시대의 보편적 문화가 되었습니다. 한글과 한국어를 세계인이 사랑하는 언어로 그 쓰임과 가치를 드높이고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의 보편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문화경영의 보폭을 넓혀 갑시다.
마음가짐 넷. 청년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각오
청년들이 마음껏 뜻을 펼칠 길과 기(氣)를 열어줍시다. 비좁은 편먹기를 뛰어넘고 안일한 현실주의를 건너뛰어 세계를 무대 삼아 온 인류와 호흡하는 호연지기와 포용력을 키워줍시다. 결혼과 출산 육아는 국가 최대의 인프라라는 결의로 과감히 투자하여 청년의 기회를 확장시켜 줍시다.
변하면 살고 변하지 않으면 죽습니다(變卽生 不變卽死).
유지필성(有志必成).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풍요롭고 품격있는 대한민국 제2의 수도로서 한글문화가 창대하게 꽃피우는 미래도시, 세종특별자치시의 새해 신년 사자성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