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11-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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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종시의원님들, 민생은 말이 아니고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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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종시의원님들, 민생은 말이 아니고 실천입니다.”

1이명우 대기자.jpg
이명우 대기자


[시사픽]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가 세종시가 제출한 2024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세종 빛축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시켰다. 이유는 지난해 열렸던 빛 축제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작된 빛 축제는 처음 실시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숙한 점이 적지 않았다. 개막초기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론과 시민들의 비판이 일자 세종시는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조형물 등을 새롭게 보강해 전시를 연장해 가며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응다리가 준공되고 난 이후 빛 축제는 세종시의 상징적인 구조물로 이응다리를 외부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 행복위는 축제 초기의 미흡한 점을 들어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정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초기의 시행착오를 빌미로 빛 축제 자체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협치를 강조했던 후반기 시의회 출범이 무색할 만큼 결국 정쟁인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킬수 밖에 없다.

 

빛 축제는 민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빛 축제를 통해 경기침체로 어렵게 연명하는 금강주변의 상가에 그나마 겨울을 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었지만 예산 전액 삭감으로 빛 축제를 열 수 없다면 또 얼마나 많은 상가가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얼마 전 시청 인근의 한 식당에서 몇 명의 종업원을 해고하고 단 한명의 종업원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었다. 이유를 묻자 폐업을 하고 싶어도 코로나로 인해 장사가 어렵던 시절 대출을 받아 가계를 운영했지만 코로나가 끝나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종업원 가운데 1명만 남겨 명맥을 이어 간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우면 가계 문을 닫는게 낳지 않느냐는 질문에 폐업하면 대출금을 한꺼번에 갚으라고 할지 몰라서 폐업을 할 수도 없다는 게 식당 주인의 말이었다.

 

그는 그나마 빛 축제가 없어지면 이번 겨울에 불어날 빚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빛 축제가 열리지 않으면 한국영상대 학생들도 문제다.

 

세종시의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영상대 부총장 등 관계자들이 세종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에게 긴급한 호소문을 보낸 바 있다.

 

빛 축제는 영상대 학생들이 배움의 결과를 지역사회에 적응해 보는 중요한 기회이자 세종시와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뜻 깊은 활동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빛 축제를 통해 수십명의 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학습 결과물인 포트폴리오를 잃게 됨으로써 미래를 잃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된다고 했다.

 

빛 축제에 관련된 학생들은 빛 축제가 사라지면 1년 동안 준비했던 과제를 시현할 수 없게 되고 이는 평생의 짐으로 남게 된다는 완곡한 표현이다.

 

한국영상대는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마련한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사업 첫해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빛 축제는 이제 3년차를 맞는 하이브 사업의 주요 현장이기도 하다. 빛 축제가 사라지면 단순히 지역 축제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맞춤형 지역인재의 산실이 퇴보하거나 무너질 수 있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물론 하이브 사업의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게 된다.

 

세종 빛 축제에 수백개 점포의 생계가 달렸고 수십명 학생들의 미래가 걸려 있다.

 

‘숲으로 나간 산책길에서 우연히 던진 돌팔매에 개구리는 생명이 걸려있다’는 우화를 생각한다면 단순히 지난해 축제가 미흡해서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결정을 쉽사리 하지는 못할 것이다.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을 하면 될 일이다. 예산 삭감에 참여한 의원들도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았을 거 아닌가. 좀 미숙해 그만 둬야 한다면 그 자리에 몇 명이나 남아 있을까. 아무리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고 하지만 이건 아닌 듯싶다.

 

물론 시의원들의 안전도 중요하다. 운행 중에 바퀴가 빠질 정도로 낡은 버스를 구입한다고 해서 뭐라 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힘들게 상점을 운영하는 수백명 상인들의 민생을 외면하고 학생들의 미래에 엄청난 짐을 지우며 삭감된 예산으로 버스를 구입한다고 하면 시민들은 뭐라 생각할까.

 

당연한 일을 하고도 자칫 길을 가다가 구직에 실패한 학생이나 눈물로 가계문을 닫게 된 상인들에게 욕을 먹거나 돌팔매질을 당한다면 뭐라 할 수 있을까.

 

민생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말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멀리 바라보면 거기에 민생이 있다. 세종시의원님들이 좀 더 숙고하고 결정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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