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지난 24일 친환경 소각시설 입지를 위해 선진지 견학 차원에서 타 지역 우수사례를 찾아 자치단체가 운영중인 소각시설을 소각로가 들어설 예정지역 주민들에게 견학을 실시하고 이해를 구하려 했지만 정작 방문했던 선진지 소각시설은 가동이 멈춘 상태였다.
시는 폐기물 소각시설인 ‘친환경종합타운’이 들어서게 될 전동면민 100여 명과 함께 선진시설인 경기도 이천시 소재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에서 폐기물처리시설 견학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천시 소각로는 정기 점검을 위해 이날부터 가동을 멈춘 것.
당초 세종시와 이천시는 이날 선진지 견학의 일정을 잡았으나 이천시가 24일부터 소각로 정기점검을 세워 세종시에 일정을 앞당겨 21일 실시할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종시에서는 농번기에 맞춰 주민들에게 통보한 일정을 바꾸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논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겐 4월말까지가 못자리 일손이 가장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결국 농촌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추진한 선진지 견학이 현지 상황과도 부합하지 않아 꼬여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세종시 공무원들이 방문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현지 상황과는 동 떨어진 일정을 잡게 된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했던 세종시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은 당연지사다.
실제로 이날 설명을 맡은 이천시 자원에너지팀장이 "정기보수를 위해 소각로는 가동이 안된다”고 말하자 선진지 견학에 나섰던 전동면민들이 항의하며 시를 성토했다.
견학에 참여한 한 주민은 "가동을 함으로 해서 소음이나 냄새를 직접 느껴봐야 하지 않느냐”며 "세종시에서 일정을 잘못 잡은 것 같다. 눈으로 보러 왔지. 헛걸음하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그냥 집에 가자. 우리는 소각하는 것 보러 왔다”며 세종시가 소각 안하는 날로 맞춰서 온 것 밖에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한 시 관계자의 상황 설명은 더욱 가관이다.
이날 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못자리하고 뭐하고 하신다고. 시간을 맞추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세종시는 결국 농번기에 소각로 미작동 사실을 알고도 선진지 견학을 강행해 알맹이 없는 실적 채우기 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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