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픽] 9세기 말 불가리아에서 창제한 ‘키릴문자’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세종시에서 열렸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주한불가리아대사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13일부터 2월 5일까지 세종시립도서관에서 ‘숨겨진 글자 ’ 전시회를 공동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시가 지난달 9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시와 우호협력도시 협약 체결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교류로 주한불가리아대사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긴밀한 협력에 따라 마련됐다.
‘숨겨진 글자 전시회’는 ‘리딩 소피아 파운데이션’이 2018년 처음으로 시작한 야외 공공 프로젝트다.
불가리아 고유 문자인 키릴문자 형태로 벤치를 제작해 도심 곳곳에 설치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키릴문자를 접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불가리아 문자와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대사 역할을 해 온 이 프로젝트는 소피아, 파리, 베를린, 부다페스트 등 총 8개국 도시를 순회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9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서울에 위치한 한국국제교류재단 케이에프갤러리에서 첫 번째로 전시를 선보였으며 세종시에서 두 번째 전시전을 연다.
벤치로 제작된 열두 문자는 라틴 문자나 그리스 문자 체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자적 문자 형태인 키릴문자 알파벳 12개의 모양을 본떴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7개의 알파벳으로 만든 6개 벤치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키릴문자와 한글을 만지고 섞어 볼 수 있는 체험·실감형 매체예술을 선보이고 더 나아가 각종 불가리아 서적 등으로 불가리아의 문화·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류의 장도 마련했다.
또한 각종 전시 사진으로 불가리아에 있는 도서관을 간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시는 전시를 통해 키릴 문자가 지닌 예술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우리나라 고유 문자인 ‘한글’과의 교차 지점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민호 시장은 “지난달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시를 방문해 우호협력도시 협약 체결 이후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같이 불가리아에서는 키릴문자를 창제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우리 한글의 우수성 또한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페드코 드라가노프 주한불가리아대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과 불가리아 간 교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전시를 훌륭하게 기획해준 세종시와 한국국제교류재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중 세종시를 방문해 전시회를 관람하고 향후 교류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숨겨진 글자 전시회는 무료로 운영하며 화~금요일 9시부터 22시까지, 토·일요일은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월요일은 정기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