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얘야 너 기억나니?그날도 학원을 마치고 밤 12시 가까이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너에게 이 아버지가,"얼마나 힘드니? 세상이 너희들에게 너무 가혹하구나.” 라고 했더니 네가 했던 말."아니에요, 아빠, 고3은 우리 시대의 성인의식인 걸요” 했던 말 말이다.그래, 그때 네 말은 참 대견스러웠다.어른이 된다는 것이, 그것도 훌륭한 성인이 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수월한 일이겠니. 요즘도 너희들 사이에서 데미안을 얘기하면서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 없이 성숙은 없다...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세종특별자치시...그 이름처럼 특별한 운명과 책무를 안고 태어난 도시는 없습니다.1977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임시행정수도'이라는 신도시 계획을 발표합니다.이른바 '백지계획'이라 불리는 계획입니다.'백지계획'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세계적인 최신 도시를 백지 위에 그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임시행정수도’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피하여 통일시까지의 수도를 건설한다는 것이었습니다.그 임시행정수도의 위치는 놀랍게도 지금의 세종시와 거의 일치합니다.1979년...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11월만큼 마음이 분주한 때가 또 있을까요.겨울의 초입을 구분하는 기준은 김장과 수능이라는 말이 있지요.김장은 겨울 채비의 첫걸음입니다. 대개 입동에서 소설까지 김장을 한다고 합니다.올해로 말하자면 11월 8일이 입동, 22일이 소설이니 요즘이 딱 김장철입니다.김장은 그 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문헌상으로는 중국의 시경에 기록되어 있어 통일신라 때부터라고도 합니다만, 고려시대 이규보(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에 '무를 장에 담그...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나는 행복한 청년입니다 -저의 청춘시절 이야기입니다.91년도이니 무려 32년이나 지난 일입니다.한국과 일본의 국력 차이로 후진국 콤플렉스가 만연했던 시절이라 여전히 기억 속에서 생생한 일화입니다.일본 동경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 당시 일본 대학의 수업 분위기에 너무나도 놀랐습니다. 일본 학생들이 교수님의 강연 내용을 손으로 받아쓰는 게 아니라말하는 속도대로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90년대 초반이라 하면 우리나라는 데스크톱 워드프로세서...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가을이 깊어갑니다.흔히들 '천고마비의 계절이다',또는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다' 하면서 가을을 수확과 휴식의 계절로 여깁니다.봄과 여름에 흘린 땀과 수고를 광주리 가득 담는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우리는 비로소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낍니다.한자로 가을을 뜻하는 추(秋)자는 벼가 불 옆에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니, 어쨌든 수확과 풍요를 뜻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하늘 높고 파란 가을, 풍성한 먹이에 말도 살찌는 계절, 가을.붓이 있다면 이 가을을 무슨...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좋아함(to like)과 사랑함(to love)동물은 세 가지 종류의 뇌로 진화하였다고 합니다.파충류의 뇌,포유류의 뇌,인간의 뇌입니다.가장 낮은 단계인 파충류에게는 감정 소통이 어렵다고 합니다.뱀이나 악어의 눈을 아무리 응시해도 애증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습니다.파충류는 철저하게 본능에 의해 필요한 먹이와 환경을 추구합니다.부족하면 먹이 주는 주인의 손을 물어뜯기조차 합니다.본능의 뇌입니다.포유류의 눈에는 어느 정도 감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주인이 왔을...
[시사픽]금년 제577돌 한글날은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한글날 정부 경축행사가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우리 세종시에서 개최됐기 때문입니다.한글문화수도 세종시의 첫걸음이 시작된 행사가 아닐까요?세종 국회의사당 건립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실질적인 정치행정수도로세종시의 역사적인 첫 걸음을 내디디면서 말입니다.12년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시절,세종시의 도로, 학교, 교량 등을 순우리말(가람로, 학나래교 등)로 지었던저는 금년 한글날 행사를 세종시에서 개최하면서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작고한 일본의 석학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는 '한국...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제가 어릴 때였습니다.날마다 먹는 김치를 왜 차례상에는 올리지 않는가?의아해서 어른들께 여쭸던 기억이 있습니다.그때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아주 답이 간단했습니다.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예법을 정리한'가례집람(家禮輯覽)'을 참고하여 차례를 지내왔다고 합니다.그런데 가례집람을 편찬할 때는우리나라에 고춧가루가 없었을 때였습니다.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으니까요.그러니 붉은 배추김치를 올리라는 내용을 기록할 수 없었지요.그러면 지금도 김치를 차...
[시사픽]지난주, 비가 더위를 밀어내고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렸습니다.불과 두 달 전에 장맛비가 준 상처가 너무 커물난리에 만반의 대비를 하며 우리가 한숨을 돌린 사이,지구의 다른 편인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는 산불이모로코에서는 강력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지진 소식이 있고 얼마가 지났다고...리비아에서는 엄청난 수마가 도시를 삼켰습니다.46억 년 지구 역사에서대륙이 이동하고 땅과 바다가 뒤집히며지질시대(地質時代)는 구분되어 왔습니다.현재는 제4기 충적세 (沖積世)인 홀로세 (Holocene)라고 합니다.홀로세 이전 시대들...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어느 부부가 있었습니다.한 부부는 서로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서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또 어느 부부는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면서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어떤 게 더 효과가 있을까...미국의 존고트먼 교수(워싱턴대)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30년이 지났습니다.그 후에 부부를 보니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해 온 부부는그때도 상대방을 비난하며 싸우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상대방을 칭찬하는 부부는서로를 칭찬하면서 행복해하고 있었습니다.고트면 교수에 의하면 지...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관점에 따라 사물을 보는 해석이 다른 것은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한 번 거짓말쟁이로 낙인이 찍히면'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프레임(frame), '창틀'이란 의미지만관점이나 생각의 틀을 일컫습니다.의상업계의 혁명인 재봉틀은바늘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바꿔 탄생시킨발명품입니다.1819년 미국의 엘리아스 하우(Elias Howe)는밤을 지새우며 삯바느질로 생계를 잇는 아내가 애처로워재봉틀을 발명했습니다.결코 쉽지 않았던...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춘향전 이도령의 직급 -공직자들에게 저는 세 번의 파티를 열어주고 있습니다.첫 번째와 두 번째는 공무원으로 임용될 때와 퇴임할 때입니다.공무원 신분을 얻을 때의 그 중차대한 의미와성공적으로 퇴임할 때 그들의 성과와 노고는그냥 슬쩍 넘어갈 일이 결코 아니라 생각하여반드시 가족을 초청하여 품위 있게 축하를 해줍니다.세 번째 파티는 5급 사무관으로 임용될 때입니다.공무원 어느 직급인들 중요하지 않은 직책은 없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5급 사무관들에게 특별...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여름철 꽃들이 만발하고 있는 8월입니다.광복절이 있는 8월이면 유난히 돋보이는 꽃이 있습니다.무궁화...무궁화 꽃 이야기를 하자면 마음 한편이 아련해집니다.꽃인데 우리 민족의 애환이 서려있기 때문입니다.무궁화를 영어로 무엇이라 부를까요.글로벌 시대라 영어에 능통하다 하지만,무궁화의 영어명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정말 드뭅니다.직역해서 "Endless flower”가 아니냐고말한 사람이 있어 한참 웃었던 기억도 있습니다.무궁화의 영어명은 "...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그제야 비로소 안도가 되었습니다.그들이 인천공항에 전원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였죠.지난 8월 8일부터 5일간 새만금에서 이동한 불가리아 잼버리 대원 37명과 말레이시아, 감비아, 미얀마 등 여러 나라 지도자들을 우리 시에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도착했을 때 발갛게 익은 얼굴에 파김치로 지쳐있던 그들의 불편했던 한국의 이미지를 반전시키기 위해 우리 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정부가 태풍으로 스카우트 전원을 이동시킨다는 발표 이틀 전이었습니다.저는 우리...
[시사픽]사상 유례없는 폭우가 우리를 괴롭히더니 이제는 난생 경험해보지 못한 폭염이 뜨거운 여름에간담을 서늘하게 합니다.앞으로는 또 무슨 재난이 있을지 두렵기만 합니다.사람들이 미쳐 돌아버렸는지 섬찟하게도묻지마 흉기 폭행사건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도대체 무엇이 이런 재앙들을 초래시키고 있는 것입니까?문명의 발전이 지금 어떤 선을 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우리의 이기심이 신의 인내선을 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그가 쓴 '에밀'이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외첬습니다.자연으로 돌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