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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픽] 퇴직,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축복의 첫날
6월 30일자로
우리 시 열다섯 분의 공직자께서 퇴직하셨습니다.
이분들을 시청 3층 귀빈실로 모셔
레드카펫과 작은 음악회로 예우하였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진심을 다했고 가족들도 초대하여
감사패도 드렸습니다.
예전에는 퇴임식장은 온통 울음바다였습니다.
'이별'이라는 섭섭함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끝'이라는
아쉬움이 더 컸을 겁니다.
퇴직을 인생의 '종결' 혹은 '졸업'처럼 여기는 분은 없을까요?
인생을 흔히 드라마로 비유하곤 합니다.
작가가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주연배우가
나 자신임은 틀림없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비참한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인생이 단 한 번의 단막극으로 끝나버린다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정년이 있는 봉급쟁이 인생의 가장 큰 위안은
그 인생이 단막극이 아니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제1막은 나의 선택에 의해서 시작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선택했지만 꼭 그렇지만도아닌
그저 그렇게 흘러가 버린 세월이었습니다.
30여 년을 가족과 사회와 공직이라는 책임 속에서
주어진 사명을 다했습니다.
어쩌면 나를 중심으로 한
타인을 위한 삶의 드라마였는지도모릅니다.
책임, 업적, 기여, 의무, 부담, 인내, 절제...
그렇게 1막이 마쳐지고 텅빈객석에서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을 때
외로움과 서러움에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그런 제1막이 끝나고 제2막이 열리는 빈 막간에서
이제부터는 혼자만의 모노드라마를 쓸 시기임을 깨닫게 됩니다.
무엇으로 제2막을 연출해야 할까...
'진짜 나'를 만나는
새로운 드라마 제2막의 제목은 "자유"입니다.
선택의 폭도 무한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에서 충남도청을 이임할 때
이임사를색소폰 연주로 대신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분들께 퇴직을 전성기와의 이별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인생을 축복하는 첫날로 축하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세종시와 함께 했던 시간을 잊지 마시라고
세종시 기념시계에그분들의 이름을 새겨 드렸습니다.
그간의 섭섭함이나 아쉬움 등은 다 잊으시고
후배 공무원들과 세종시 발전을 위해 축원해 달라고
당부도 했습니다.
인생은 단막극이 아닙니다.
제2막의 뒷무대는1막보다 더 넓은 공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직원 여러분 그분들을 응원해 주세요.
그분들을 본받아 더욱 알차고 보람된 공직생활의
하루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퇴직 공직자 여러분.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정년에 이르기까지 성실히 국가와 지역을 위해 노력해 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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