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우의 세상보기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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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촌 맹꽁이와 사패산 도롱뇽[시사픽] "맹꽁이가 6월 장마철 야행에 알을 낳고 하는데 7월에 낮에만 조사하고 나서 맹꽁이 문제없다고 하면 이게 환경영향평가입니까 이게 전문가들입니까 이거 받을 수 없습니다” 지난 22일 충남 논산시 양촌면 임화리 일원에 들어서는 양촌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합동설명회장에서 산업단지 유치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이야기다. ‘맹꽁이 운운’하는 말에 언 듯 스쳐가는 과거의 한곳이 떠올랐다, 바로 북한산 자락에 있는 사패산이었다. 정부가 무려 17년만에 완성한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의 일부인 사패산은 우회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 길이 4km(3997m)에 이르는 터널을 뚫어야만 했다. 하지만 인근 사찰의 스님들과 환경단체가 나서 북한 국립공원의 훼손과 사패산에 도롱뇽이 서식한다며 이를 반대했다. 터널 공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현장에 철조망을 치고 농성을 하며 공사 진행을 방해했다. 결국 2001년 6월에 착공한 사패산 터널 공사는 그해 11월 멈추고 말았다. 그후 무려 2년여의 논의를 거듭한 끝에 기존노선대로 공사를 개재해 2007년 12월에야 완공했다. 사패산 터널은 실제 공사기간은 초기 착공한 직후부터 계산하면 4년여에 불과하지만 공사기간은 6년반이 걸렸으며 이로 인해 이곳을 제외하고 모든 구간의 공사를 마무리 지었던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는 비로서 17년만에 완성된 것이다. 사패산 터널은 세계 최장의 4차선 터널로 기네스 북에 기록되었지만 이것은 엄청난 국력 낭비로 당시 집권세력의 무능을 웅변하는 국가의 수치스런 역사이자 기록이다. 사패산 터널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무현 대통령은 해인사를 방문해 조계종 종정이던 법전스님에게 이해를 구했으며 2003년 12월말이 돼서야 공사가 재개되어 2007년 9월에 완공되어 인근 도로와 연결해 12월에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완성된 것이다. 이 공사에는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액수인 2293억원이 투입됐으며 연인원 3만5천명, 1만9천대의 중장비가 투입되어 15톤 트럭 26만6천대 분량의 토사와 골재 160만㎥을 배출했다. 이 어마어마한 공사를 중단시킨 것이 바로 길이 10cm 내외의 도롱뇽이다. 논산 양촌도 도롱뇽과 같은 양서류인 맹꽁이가 서식한다고 한다. 이 지역도 북한산과 같은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인근에 대둔산 도립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양촌산단은 7만7천여평의 부지에 2023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벌써부터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이 합세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이지만 당장 눈앞의 반대 사유는 맹꽁이로 대변되는 환경영향평가다. 논산 양촌의 맹꽁이와 사패산의 도롱뇽이 오버랩 되며 양촌 일반산업단지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 같은 느낌은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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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부활하나[시사픽] 1516년 출간된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는 중대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의 심리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도둑과 살인자가 같은 형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사회에도 해로운 것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도둑질만 해도 살인에 대한 형벌과 같은 벌을 받아 망하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면, 그저 강도질만 하려던 도둑도 상대를 죽이려는 생각까지 하게 될 것이다. 도둑이 붙잡히면 어차피 살인범과 똑같은 극형을 당하게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살인이 더 안전하다. 왜냐하면 증인이 될 상대자를 죽임으로써 도둑질과 살인이라는 두 가지 범죄를 다 감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극단적인 잔인한 조처로 도둑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은 실은 그들에게 무고한 사람을 죽이라고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즉 도둑질을 해도 사형, 살인강도를 저질러도 사형인 당시의 무시무시한 형벌제도를 지적한 것이다. 이와는 달리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20일 흉악범죄 근절을 위한 안전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법에 따른 사형 집행도 충분히 고려할 때가 됐고, 우리 사회를 안전한 길로 만들 수 있다며 사형제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살인 등 중대범죄자를 사회에서 영구 격리하는 무기형 신설을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토마스 모어가 형벌의 과중함으로 인해 더 큰 범죄가 이루어 질 수 있음을 지적한 것과 달리 한 위원장은 처벌의 가벼움으로 중대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0일 흉악범죄 근절을 위한 안전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집 앞에 이사 온 사람이 떡 돌리는 데 조두순이다. 이러면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우린 다소 가혹하다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범죄 피해자 편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앞서 그는 법무부 장관시절 전국 4개 교정시설에 사형시설의 점검을 지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엔 1948년 제1공화국 출범 이후 1949년 7월 14일 살인범을 사형에 처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12월30일 23명의 사형집행까지 모두 920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다. 이후 사형선고를 받았음에도 아직 집행되지 않은 사람이 59명에 이른다. 사형은 사람의 기본권 중 가장 근간을 이루는 생명을 박탈하는 생명형으로 국가의 이름으로 당사자의 생명을 제한하는, 불가역성을 가진 형벌이다. 이 때문에 사형 집행 요구 목소리가 크지만 인권 보호 및 오판의 가능성, 국제 사회 압박 등으로 인해 사형 집행 현실화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사형 판결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며 대한민국에서 형사소송법에 의해 피고측은 상소를 포기할 수 없으며 이는 심지어 헌법으로 유일하게 단심을 허용하는 경우조차 예외가 아니다. 즉, 사형 판결은 반드시 3심을 모두 거쳐 확정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형법상 범죄는 내란죄, 외환죄, 여적죄, 간첩죄, 폭발물사용죄,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살인죄, 존속살해죄, 강간살인죄, 강도살인죄 등으로 매우 중한 죄에만 극히 한정되어 있다. 사형의 폐지와 관련 미국의 조지 스키니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4세의 흑인 소년은 백인 여아 두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거쳐 83일후 전기의자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그는 70년이 지난 2014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마지막 사형 집행 이후 현재까지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국제 사회로부터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늘날 유엔에 가입된 193개국 가운데 111개국에는 사형제가 없다. 우리나라처럼 사형제가 있지만 실제 집행을 하지 않고 있는 국가는 45개국이고 사형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34개국이다. 그리고 6개국은 특수상황을 제외하고는 폐지한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우리의 주변 국가들인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는 모두 사형제도가 존치되고 있다. OECD국가 가운데 미국과 일본만이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고 나머지국가들은 모두 사형제가 폐지되었다. 한 위원장이 당장 실시하려는 방안은 가석방 없는 무기형이다. 이는 천부인권으로 주어진 생명을 형벌로 박탈하는 사형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현재 무기징역형을 받은 수형자에게 20년 이상 장기 징역을 집행했을 경우 가석방을 하는 사례를 원천봉쇄하는 것이 가석방 없는 무기형이다. 이는 결국 무기 수형자에게 가석방 실시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방지 방안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인권 문제 때문이다. 사형은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모든 기본권의 전제인 생명권을 박탈하는 비인도적인 형벌이라는 것. 하지만 더 현실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사형을 집행할 경우 유럽연합(EU)과 경제 협력을 하기 어렵게 된다. EU는 사형제 폐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사형 존치국’과는 경제적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형제의 부활 내지는 사형 집행과 관련 여론은 70%가 사형제의 존치를 원한다는 조사가 있을 만큼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냉혹하다. 과연 다시 사형제는 부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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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시사픽]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가장 각광을 받을 산업으로 관광업이 꼽히고 있다. 관광업은 소위 굴뚝없는 산업으로 적절한 홍보만 하면 손쉽게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첨단시대에 더욱 인기를 끌어갈 산업리스트의 머리에 자리한 것이다. 한국도 관광업을 진흥시키고자 엄청난 투자를 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무역역조가 심각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관광산업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해선 안된다. 21세기 들어서며 세계 문화의 한축으로 자리 잡아 가는 한류를 바탕으로 소위 지속발전 가능한 산업으로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간절한 관광산업이지만 유럽에서는 과잉관광 즉 오버투어리즘으로 ‘관광객 줄이기’에 나선 국가들이 적지 않으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올 6월부터 단체 관광객의 규모를 25명으로 제한하고 관광 가이드의 확성기 사용도 금지한다. 또 4월부터는 당일 시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입장료를 부과키로 했다. 베네치아는 코로나19이후 관광객이 폭증하자 환경 피해는 물론 주민의 일상이 침해받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베네치아처럼 영국 맨체스터나 스페인 발렌시아, 포르투갈 어촌 마을 올량 등 새로 관광세를 도입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등은 인기가 덜 한 곳으로 관광객을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고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는 '느린 관광'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관광 산업이 사라지면 해당 국가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엄청날 것이다. 유럽의 관광산업은 2022년 기준 1조6000억 파운드(2646조원)에 이른다. 한국의 4년치 국가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유럽 전역에서 약 3470만명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지중해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약 15%가 관광업에서 창출된다. 이런 유럽의 관광업이 무너지면 실업률이 12.8%이자 관광산업 종사자가 300만명에 이르는 스페인의 경우 경제가 공황수준으로 곤두박질 할 수 있다. 한때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관광업이 경제의 생명줄로 GDP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인구 1030만명 중 약 80만 명이 관광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산토리니는 GDP의 90%가 관광업에서 창출된다. 프랑스도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을 때 약 20만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우리도 일부지역에서 과잉관광이 나타날 수 있다. 유럽처럼 도시를 출입하며 입장료를 받을 지경은 아니지만 울릉도나 제주도 도서지역과 유명 계곡 및 산림자원들은 관광객들로 인해 심각한 환경파괴와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잉관광은 아직까지 우리에겐 사치다. 특히 뾰죽한 관광자원이 없는 자치단체들에게 오버투어리즘은 그저 꿈같은 애기다. 비록 관광객으로 인해 일상이 침해된다고 하더라도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관광자원을 홍보해 나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관광지 지정으로 인해 개발이 어려워지는 것을 염려해 관광지 지정을 반대하기도 한다. 공동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손해를 먼저 우려한다. 관광산업은 미래먹거리산업임을 자각하고 ‘과잉관광’이란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되 주민의 일상을 보호하고 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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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테러, 음모론과 배후설[시사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60대에게 피습을 당해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아직은 경찰이 사건에 대해 조사중에 있지만 각종 억측과 괴담이 난무하다. 일부 정치인은 이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를 하거나 국민을 갈라치는 말을 꺼리낌 없이 해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단으로 갈라서고 있다. 이는 우리역사에서 조선 시대의 가장 잘못된 점으로 지적하는 사색당쟁에 비해 결코 덜하지 않다. 모처럼 가족끼리 모이는 명절에도 형제들끼리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대부분 정치이야기가 발단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집안에서 명절에 정치이야기는 금기로 하는 이들도 많다. 정치인이 테러범의 칼이나 총에 의해 피습 당한 사례는 양(洋)의 동서(東西)와 고금(古今)을 떠나 너무나 많다.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유명한 게티스버그의 연설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정치를 표방했던 미국 A. 링컨 대통령의 암살은 가장 대표적 정치테러라 할 수 있다. 또 20세기 젊은 미국을 이끌며 소련과의 쿠바사태를 해결했던 존.F.케네디 대통령도 역시 같은 일을 겪었다. 이들 두 대통령의 암살 테러는 각각 ‘세기의 암살’로 불린다. 이들 뿐 아니다. 이스라엘 베나임 베긴 총리와 함께 중동평화조약을 이끌어 1978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도 81년 10월 4차 중동전쟁 전승기념일 열병식 행사장에서 이슬람블리라는 육군중위가 일으킨 테러로 사망했다. 정치인 뿐 아니라 마틴 루터 킹 목사 같은 종교인도 총탄에 희생됐다. 또 지난해엔 전후 일본의 최연소이자 최장기 총리를 지낸 아베신조 전 일본총리가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도중 야마가미 데쓰야라는 청년이 쏜 산탄총에 맞아 과다출혈로 유명을 달리했다. 외국 뿐 아니다. 해방 후 많은 민족지도자들이 이념을 달리한 테러범들에 의해 쓰러졌다. 몽양 여운형, 고하 송진우 선생이 테러로 유명을 달리한 가운데 백범 김구 선생마저 테러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 비록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2006년 지방선거 유세도중 당시 여당 대표가 칼에 의한 테러를 당했으며 지난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대선 지원 유세도중 둔기로 머리를 가격 당했다. 최근 테러가 벌어질 때마다 음모론과 배후설이 난무하지만 모두가 사실무근이다. 이번에도 그렇다. 코인 사태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의원은 ‘계획된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최악의 정치테러’라고 했다. 보복운전 유죄판결을 받은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번 테러를 윤대통령 탓으로 돌렸고 양이원영 의원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부와 여당에게 이번 테러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지지자들은 (재판연기를 위한) 자작극설을 제기했고 피습한 무기도 ‘칼이 아닌 나무젓가락’이란 말까지 나돌고 있다. 팬덤이 낳은 불상사인지 대한민국은 남과 북으로 나뉘더니 다시 남은 동과 서로 지역따라 갈리고 이제는 팬덤에 따라 적이 되어 버렸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사색을 넘어 총천연색으로 갈기갈기 찟기고 있는데 이를 부추키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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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은 변화의 해[시사픽] 올해 2024년은 천간으로는 갑(甲)이고 지지로는 진(辰)으로 갑의 색상인 푸름과 용이 만나 청룡의 해라고 하며 주역에서는 44괘인 천풍구(天風姤)에 해당한다. 이는 하늘아래 바람이 우연히 만나는 괘이다. 하나의 음이 다섯 개의 양을 받치고 있는 형국으로 아름답지 못하다. 하늘을 이고 바람이 부니 흩어졌던 구름이 모이는 형국으로 작금의 정치현실과 닮아 있다. 즉 올해는 이합집산(離合集散)과 합종연횡(合從連橫)이 빈번하고 하늘(乾天)아래 바람(巽風)이 부는 구(姤)괘는 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상이다. 올 하반기는 천풍구의 변괘로 상괘의 수 1이고 하괘의 수가 5이니 이를 합해 육효로 나누면 0이니 상효(上爻)는 동효(動爻)가 된다. 이에 따라 상효인 건효의 양이 음으로 변하니 외괘가 건천에서 태택(兌澤)이 변하게 되고 내괘는 손풍이니 즉 천풍구 괘가 택풍대과(澤風大過) 괘로 바뀜을 뜻한다. 택풍대과괘는 주역 28번괘이다. 이는 음효인 상효와 초효 사이에 4개의 양효가 있으니 지나치게 강하다는 뜻이다. 즉 과유불급(過猶不及)이지만 앞날을 대비하면 크게 길한 괘이다. 대과괘와 관련 송나라의 6현 가운데 한분인 소옹(邵雍 1011~1977 호는 康節)선생의 ‘활아구대손(活我九代孫)’ 이야기가 알려져 있다. 소강절 선생이 당시로서는 많이 늦은 30이 되어서야 결혼을 했는데 첫날밤을 맞아 점을 치니 다행히 아들이 들어선다고 나왔다. 심심하던 차에 자손들에 대해 계속 점을 치니 9대에 가서 역적의 누명을 쓰고 대가 끊기게 될 점괘가 나왔다. 이에 소강절은 유품을 만들어 큰며느리에게 주며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열어보고 그렇지 않으면 후대에 이를 잇게 하라’고 유언했다. 300년후 소강절 후손이 9대에 이르렀을 때 후손의 학식이 뛰어나 세자의 스승이 되었는데 세자가 이 후손의 집에 들렀다가 가는 길에 자객의 칼에 찔려 죽었다. 나라에서는 후손을 역모로 몰아 치죄하였다. 이에 집안사람이 조사관인 형부상서에게 찾아가 만나주길 간청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이에 후손은 만나 주지 않아도 되니 유품만은 받아달라고 사정했다. 형부상서가 유품을 펼치니 ‘예를 갖추고 보라’고 씌여 있어 마당으로 내려와 정좌하고 유품을 풀어보는 순간 대청이 무너져 내렸다. 유품에는 구여압량사 활아구대손(求汝壓梁死 活我九代孫, 대들보 깔려 죽을 것을 구했으니 내 9대손을 살려주시오)이라고 씌여 있었다. 형부상서는 사건을 재조사해서 후손의 무고를 밝혀냈다고 한다. 이처럼 대과괘는 움직여야 한다. 갑진년은 초기에 변화가 무쌍하고 후반기에는 지나침이 있으나 부지런히 움직이면 길함이 있으니 변화를 두려워 말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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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즉화(變則化)[시사픽] 최민호 세종시장이 송년기자회견에서 내년도 각오를 변즉생, 불변즉사(變則生, 不變則死)라고 밝혔다. 변화를 하면 살고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이다. 말은 쉽게 던질 수 있을는지 몰라도 실로 어려운 말이다. 최 시장의 신년 각오가 12척의 배로 300여척의 적 대함대를 맞아 출정하는 이순신 장군의 살고자하면 죽고 죽고자하면 산다(必生則死, 死則必生)는 말과 맥을 같이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최 시장은 변즉화(變則化), 흔히 변화를 말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중용 23장에 나오는 말로 공자의 손자인 자사께서 하신 말이다. 중용 23장은 범인이 성인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일깨우는 장이다. 기차는 치곡이요, 곡능유성이라(其次致曲 曲能有誠) 여기서 기는 중용 22장을 말하고 22장에는 성인의 도가 씌여져 있으며 그 다음 23장은 범인이 성인에 이르는 방법을 말함이다. 즉 세상은 수많은 곡(曲)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이들 곡을 모두 채우면 능히 성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다. 좀 풀어서 말하자면 흔히 세상 이치의 시작을 사단이라고 하는데 이들 사단의 하나 하나를 채워 나가 마침내 모두를 채우면 능히 성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에 이르면 형(形)이 나타나고 형은 또 드러나며(著) 이후 밝아지고(明) 다음엔 움직인다(動). 움직임이 일어나면 변함이 생기고(變) 변함이 생긴 이후 새롭게 탄생한다(化) 이를 성즉형(誠則形), 형즉저(形則著), 저즉명(著則明), 명즉동(明則動), 동즉변(動則變), 변즉화(變則化)라하고 유천하지성하면 위능화(唯天下至誠 爲能化)에 이를 수 있다. 오직 성에 이르러서야 변화를 능히 이룰 수 있다고 하였다. 새해를 맞아 누구나 혁신과 변화를 말한다. 그러나 변화는 노력과 희생이 없이는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다. 화(化) 글자를 들여다 보면 산 것(人)과 죽은 것(匕) 공존하는 경지다. 얼음이 물이 되고 다시 기화하여 수증기가 됐다면 과학을 알기 전 수증기의 전신이 얼음이라는 사실을 어찌 알 수 있을까? 그처럼 변해서 새로움으로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게 변화요 혁신이다. 최 시장이 말한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은 곧 세상의 진리를 알고자 하나 노력하지 않으면 그 결과물을 볼 수 조차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뼈를 깎는 각오로 노력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가길 바란다. 세종시가 곡능유성(曲能有誠)을 통해 변즉화(變則化)해서 수도다운 수도로 가는 길을 열어 가도록. 세상보기를 다시 연재하며 20여년전 세창이라는 책을 내고 2008년 이후 세상보기 연재를 그만두었는데 이제 지난 경험을 토대로 다시금 세상을 보려 합니다. 독자 제현의 많은 성원과 질타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