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우 대기자 [시사픽]올해 2024년은 천간으로는 갑(甲)이고 지지로는 진(辰)으로 갑의 색상인 푸름과 용이 만나 청룡의 해라고 하며 주역에서는 44괘인 천풍구(天風姤)에 해당한다. 이는 하늘아래 바람이 우연히 만나는 괘이다. 하나의 음이 다섯 개의 양을 받치고 있는 형국으로 아름답지 못하다. 하늘을 이고 바람이 부니 흩어졌던 구름이 모이는 형국으로 작금의 정치현실과 닮아 있다. 즉 올해는 이합집산(離合集散)과 합종연횡(合從連橫)이 빈번하고 하늘(乾天)아래 바람(巽風)...
이명우 대기자 [시사픽]최민호 세종시장이 송년기자회견에서 내년도 각오를 변즉생, 불변즉사(變則生, 不變則死)라고 밝혔다. 변화를 하면 살고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이다. 말은 쉽게 던질 수 있을는지 몰라도 실로 어려운 말이다. 최 시장의 신년 각오가 12척의 배로 300여척의 적 대함대를 맞아 출정하는 이순신 장군의 살고자하면 죽고 죽고자하면 산다(必生則死, 死則必生)는 말과 맥을 같이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최 시장은 변즉화(變則化), 흔히 변화를 말했다고 생각한...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나의 시간을 온전히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미술, 음악가, 스포츠 선수들이 주변의 모든 것을 잊고집중하는 모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몰입(Flow)'.헝가리 심리학자 칙센트 미하이에 따르면 시공간의 개념을 잊고 어떤 일에 푹 빠진 상태를 몰입이라고 합니다.몰입을 하면 몇 시간이 한순간처럼 지나가는 ‘시간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자신이 몰입하는 대상이 더 자세하고 뚜렷하게 보입니다.몰입이 주는 효과는 놀랍습니다.불난 집에서 아이를 안은 엄마가 ...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1인당 연간 소득 100달러.전 세계에서 가장 못 살았던 나라 1960년대의 한국."흰쌀밥에 고깃국 한번 실컷 먹어보고 죽고 싶다..."가 제 할아버지가 어렸을 적 들려주셨던 '소원'이었습니다.그러나 지금은 세계 10위권 이내의 국방, 경제, 문화 분야 등의 선진대국이 되어 버린 우리나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무수한 성취 속에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대를 장식했습니다.30년 전 세계 최고의 풍요를 자랑하던 미국에 등장한 젊은족들이...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세상에는 실로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일이 많고 많지만, 저는 식물이 빛을 합성하여 산소로만들어내는 광합성을 그중 가장 신비로운 일의 하나로 생각합니다.산소가 된 빛.우리는 산소로 숨을 쉬고 삽니다. 결국 매 순간 빛을 마시고 사는 것이지요.‘빛이 곧 생명이요’라는 말은 아름다운 문학적 레토릭(rhetoric)이 아닙니다.일상의 팩트입니다.빛이 입자요,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상식이 되어 버렸지만불가사의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1초에 지...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 공감(共感, Empathy) - 어느 구리 광산에 지진이 나서 산에 크게 진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떨어진 한 동네의 종들이 일제히 종소리를 내며 울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동네의 종들은 그 광산의 구리로 만들어진 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공명(共鳴)이라고 합니다. 공명은 사물이 주파수가 같을 때 같은 주파수로 함께 울리는 것을 말합니다. 사물이 아닌 인간은 주파수가 같으면 공명이 아닌 공감(共感)을 합니...
[시사픽]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나는 법률을 어길 수 없다.’고 하면서 독배를 마시고 죽었습니다.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나라가 부패해질수록 법률은 많아진다’고 했습니다.그러나 악법도 무법보다는 낫습니다. 법은 독재자보다 공평하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우리는 법치주의 사회에 살고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해야 합니다.법치주의의 생명은 공평이기 때문입니다.법을 집행하고 판단하는 자를 우리는 공직자라 말합니다.‘극형(極刑)을 언도하기 전의 판사는 자기 목이 매달려지는 것 같은 심정이어야 한다’탈무드의 말입니다.예전에 일본에서 신선...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얘야 너 기억나니?그날도 학원을 마치고 밤 12시 가까이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너에게 이 아버지가,"얼마나 힘드니? 세상이 너희들에게 너무 가혹하구나.” 라고 했더니 네가 했던 말."아니에요, 아빠, 고3은 우리 시대의 성인의식인 걸요” 했던 말 말이다.그래, 그때 네 말은 참 대견스러웠다.어른이 된다는 것이, 그것도 훌륭한 성인이 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수월한 일이겠니. 요즘도 너희들 사이에서 데미안을 얘기하면서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 없이 성숙은 없다...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세종특별자치시...그 이름처럼 특별한 운명과 책무를 안고 태어난 도시는 없습니다.1977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임시행정수도'이라는 신도시 계획을 발표합니다.이른바 '백지계획'이라 불리는 계획입니다.'백지계획'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세계적인 최신 도시를 백지 위에 그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임시행정수도’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피하여 통일시까지의 수도를 건설한다는 것이었습니다.그 임시행정수도의 위치는 놀랍게도 지금의 세종시와 거의 일치합니다.1979년...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11월만큼 마음이 분주한 때가 또 있을까요.겨울의 초입을 구분하는 기준은 김장과 수능이라는 말이 있지요.김장은 겨울 채비의 첫걸음입니다. 대개 입동에서 소설까지 김장을 한다고 합니다.올해로 말하자면 11월 8일이 입동, 22일이 소설이니 요즘이 딱 김장철입니다.김장은 그 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문헌상으로는 중국의 시경에 기록되어 있어 통일신라 때부터라고도 합니다만, 고려시대 이규보(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에 '무를 장에 담그...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나는 행복한 청년입니다 -저의 청춘시절 이야기입니다.91년도이니 무려 32년이나 지난 일입니다.한국과 일본의 국력 차이로 후진국 콤플렉스가 만연했던 시절이라 여전히 기억 속에서 생생한 일화입니다.일본 동경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 당시 일본 대학의 수업 분위기에 너무나도 놀랐습니다. 일본 학생들이 교수님의 강연 내용을 손으로 받아쓰는 게 아니라말하는 속도대로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90년대 초반이라 하면 우리나라는 데스크톱 워드프로세서...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가을이 깊어갑니다.흔히들 '천고마비의 계절이다',또는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다' 하면서 가을을 수확과 휴식의 계절로 여깁니다.봄과 여름에 흘린 땀과 수고를 광주리 가득 담는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우리는 비로소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낍니다.한자로 가을을 뜻하는 추(秋)자는 벼가 불 옆에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니, 어쨌든 수확과 풍요를 뜻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하늘 높고 파란 가을, 풍성한 먹이에 말도 살찌는 계절, 가을.붓이 있다면 이 가을을 무슨...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좋아함(to like)과 사랑함(to love)동물은 세 가지 종류의 뇌로 진화하였다고 합니다.파충류의 뇌,포유류의 뇌,인간의 뇌입니다.가장 낮은 단계인 파충류에게는 감정 소통이 어렵다고 합니다.뱀이나 악어의 눈을 아무리 응시해도 애증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습니다.파충류는 철저하게 본능에 의해 필요한 먹이와 환경을 추구합니다.부족하면 먹이 주는 주인의 손을 물어뜯기조차 합니다.본능의 뇌입니다.포유류의 눈에는 어느 정도 감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주인이 왔을...
[시사픽]금년 제577돌 한글날은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한글날 정부 경축행사가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우리 세종시에서 개최됐기 때문입니다.한글문화수도 세종시의 첫걸음이 시작된 행사가 아닐까요?세종 국회의사당 건립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실질적인 정치행정수도로세종시의 역사적인 첫 걸음을 내디디면서 말입니다.12년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시절,세종시의 도로, 학교, 교량 등을 순우리말(가람로, 학나래교 등)로 지었던저는 금년 한글날 행사를 세종시에서 개최하면서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작고한 일본의 석학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는 '한국...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제가 어릴 때였습니다.날마다 먹는 김치를 왜 차례상에는 올리지 않는가?의아해서 어른들께 여쭸던 기억이 있습니다.그때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아주 답이 간단했습니다.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예법을 정리한'가례집람(家禮輯覽)'을 참고하여 차례를 지내왔다고 합니다.그런데 가례집람을 편찬할 때는우리나라에 고춧가루가 없었을 때였습니다.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으니까요.그러니 붉은 배추김치를 올리라는 내용을 기록할 수 없었지요.그러면 지금도 김치를 차...